항공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일본을 여행할 수 있는 선박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박여행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다녀오려는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다. 야간을 이용해 이동하고 낮에 관광하기 때문에 여행일정을 알차게 꾸릴 수 있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선박편은 많다.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등 목적지도 다양하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선박의 운행시간은 짧게는 3시간에서 길게는 18시간까지 소요된다. 그 가운데 부관페리를 이용해 야마구치현의 시노모세키항으로 가는 선박편은 규슈지역과 일본 중부지방 여행이 가능해 다양한 연령층에서 즐겨 이용하고 있다. 시노모세키항까지는 12시간 소요된다.

◆ 아키요시 동굴과 루리코지

= 야마구치현은 혼슈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동부에 해발 1000ｍ가 넘는 산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바다와 산 모두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예로부터 교류가 활발했다. 대표적인 예로 17세기 조선에서 일본으로 파견되었던 조선통신사가 왕래하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모노세키시는 간몬 해협을 끼고 규슈 모지 항을 바라보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혼슈의 관문으로 일찍부터 개발된 항구도시다.

가장 큰 볼거리는 간몬국도 터널과 간몬교다. 간몬교는 1973년 개통된 혼슈와 규슈를 연결하는 현수교로 길이가 1068ｍ에 이른다. 이 간몬 해협은 12세기 무가 `헤이가`가 몰락할 당시 전투장이었다. 불과 여덟 살이던 안토쿠 일왕이 폐전한 헤이가와 함께 이곳에서 물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안토쿠 일왕을 기리기 위한 신사가 바로 아카마진구다. 또 시모노세키 동부의 히노산 정상의 히노야마 공원은 간몬해협을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로 잘 알려져 있다.

야마구치현의 아키요시다이는 일본 최대의 카르스트 지대로 10㎞에 이르는 종유동굴이 볼거리다.

아키요시다이 국립공원에 속하며 아키요시 동굴과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약 3억년 전 산호초가 지각변동에 의해 산이 된 것이 빗물에 침식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가렌훼르토, 도리네, 우바레 등 다양한 형태의 석회암을 구경할 수 있다.

아키요시 동굴은 아키요시다이의 지하 약 100ｍ 되는 곳에 형성된 종유동굴로 동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약 10㎞에 이른다. 그 가운데 약 1㎞가 관광코스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오켄조, 하쿠마이자라 등 기괴한 모습의 동굴을 감상할 수 있다. 동굴의 평균기온은 약 17도, 겨울에는 동굴 안이 오히려 따뜻해 관광하기에 좋다.

루리코지 역시 야마구치를 대표하는 명소다. 루리코지는 무사 오우치 요시히로의 전성기 때 문화를 전승한 사원이다. 이곳에 일본 전통양식의 5층 탑인 고주노토가 볼거리다.

◆ 노천온천과 유카타체험

= 야마구치현 나가토지역의 유모토 온천은 유명관광단지의 온천처럼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적한 산간에서 온천의 제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유모토 온천은 1427년 다이네이지 절의 3대 주지가 신사에 모신 신의 신탁으로 원천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유모토 온천마을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토즈레라는 작은 강이 마을의 중심을 지난다. 그 옆으로 크고 작은 호텔, 료칸이 들어서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조용하고 차분하다. 하지만 600년 전통의 온천을 즐기려는 인파는 끊이지 않는다. 온천은 알칼리성 온천수로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렴한 요금으로 입욕이 가능한 공중욕탕이 2곳 있는데 한 곳은 서민들이 사용하던 온토공중탕, 다른 하나는 승려들이 사용하던 레이토탕이라고 한다.

이곳을 대표하는 온천여관은 유모토관광호텔 사이쿄다. 여러 명이 한 번에 묵을 수 있는 다인실부터 디럭스실까지 다양한 객실이 잘 갖춰져 있다. 특히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노천탕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준다.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족탕인 아시유도 마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