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도 로마에는 가톨릭의 본거지인 바티칸시국이 자리하고 있다. 인구 1000명이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로 통하는 바티칸시국은 인류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종교 중심지이자 문화 예술의 보고다. 로마 교황들이 수집한 다양한 고문서와 수준 높은 예술품들을 소장하고 있어 로마를 방문한 여행자라면 꼭 한 번 들르는 곳이다.

바티칸시국은 둘러볼 곳이 많아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다녀오는 것이 좋다. 꼭 둘러봐야 할 곳을 꼽는다면 바티칸박물관, 성 베드로 대성당, 성 베드로 광장 등이다.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유럽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바티칸박물관은 역대 로마 교황의 거주지였던 바티칸 궁전을 18세기 후반에 박물관으로 개조해 공개하고 있다.

바티칸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이나 예술품 등을 수집하여 전시한 공간이 아니라 존재 자체만으로도 서양 역사와 예술사에 큰 영향을 주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다빈치, 라파엘로 등 당대 최고의 작품과 유물들로 가득하다.

아침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줄을 서야 하므로 개장 시간인 9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박물관에 입장하기 전 복장과 소지품 검사가 꼼꼼하게 이뤄지니 주의해야 한다.

 

박물관에 붙어 있는 시스티나 예배당은 교황 선출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면 건물 전체를 화폭 삼아 그린 듯한 벽화와 천장화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로 미켈란젤로가 4년만에 완성했다는 `천지창조`와 역시 그의 작품인 `최후의 심판`이다.

바티칸박물관 옆으로 이탈리아와 바티칸시국의 경계선을 나타내는 흰 줄을 지나면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성베드로 대성당은 바티칸시국 영토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성 베드로의 묘지 위에 세워진 성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큰 성당 중 하나로 손꼽힌다. 로마 교황의 미사가 열리는 날에는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세 개의 청동문 중에서 가운데 있는 문은 옛 성당의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문 아래에는 베드로와 바울의 순교장면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다.

성당 내부에는 미켈란젤로 3대 조각상 중 하나인 `피에타`와 발을 문지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성베드로 동상`이 있다. 한편, 성베드로 대성당 관람시 팔이 많이 드러나는 민소매나 짧은 반바지를 입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성 베드로 대성당을 나와 반대쪽에 있는 성 베드로 광장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성 베드로 광장의 폭은 240ｍ로 한 번에 3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베르니니에 의해 1667년에 완성되었다.

광장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약 25ｍ 높이의 오벨리스크는 로마제국의 황제였던 칼리귤라가 고대 이집트에서 약탈해온 것이다.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도리아식 기둥 284개가 반으로 나뉘어 원형 회랑을 만들어 낸 모습이 장관이다.

성 베드로 광장이 끝나는 바티칸시국의 경계와 산탄젤로 성 사이에 일직선으로 뚫린 도로는 `화해의 길`이라 불린다. 1929년 무솔리니 정부와 바티칸 시국이 맺은 화해 조약을 기념해 조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