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에 이르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로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다. 아이스필드 파크웨이 주변 빙하, 폭포, 호수들을 구경하면서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핫스프링스에서 온천욕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줘 즐거움을 더한다. 로키산맥에서 평생 잊지 못할 짜릿한 경관들을 즐겨보자.

◆ 밴프 국립공원과 설퍼산

 

= 거대하고 웅장한 원시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로키는 캐나다 여행에서도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앨버타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경계를 이루는 이 거대한 산줄기는 미국 북부까지 이어진다.

로키 여행의 관문은 밴프 국립공원이다. 밴프 국립공원은 로키산맥 동쪽 비탈면에 자리한다. 앨버타주 캘거리 서부에서 자동차로 90분 거리다. 1885년 캐나다 최초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국립공원이 되었다. 여행자들은 로키 여행 출발에 앞서 밴프타운에서 여정을 푼다.

밴프타운은 로키의 산자락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이다. 캐스케이드, 런들, 브루스터, 선댄스 등 해발 2500ｍ 이상인 거대한 산들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해마다 로키의 웅장함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의 에너지로 충만한 마을에는 세계 각국 문화가 혼재하며 질서를 이룬다.

밴프타운에 도착했다면 우선 설퍼산에 올라보자. 해발 2281ｍ 설퍼산은 로키 여행의 `애피타이저` 격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마을 풍경을 비롯해 로키 암봉과 강 그리고 계곡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로키의 첫인상을 마주하기에 적당한 장소다. 정상의 전망대까지 곤돌라가 운행되고 있으니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곤돌라를 이용하면 1583ｍ 지점까지 8분 만에 다다른다.

설퍼산 트레킹 후에는 핫스프링스 온천에 들러 피로를 풀어보자. 핫스프링스 온천은 설퍼산 기슭 야외 온천장이다. 철도 노동자에 의해 우연히 발견된 후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류머티즘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예전에는 인디언들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찾았다고 전해진다. 평균 수온 35~40도.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므로 로키 여행을 마친 후 이용하기에 좋다.

◆ 루이스 호수와 미네완카 호수

= 이제는 본격적으로 로키 체험에 나설 차례다. 밴프 북쪽으로 또 다른 관광지인 재스퍼가 위치한다. 밴프에서 재스퍼 간을 잇는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는 로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곳곳에 폭포와 빙하, 호수들이 들어서 있다. 루이스 호수와 컬럼비아 아이스필드, 페이토 호수, 보(Bow) 호수 등 로키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명소들이 이 길 위에 들어서 있다.

루이스 호수는 `캐나디안 로키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호수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힌다. 밴프에서 서북쪽으로 55㎞ 떨어진 곳에 자리한다. 푸른 숲이 우거진 산과 거대한 빅토리아 빙하로 둘러싸인 호수 풍경은 하나의 그림 같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딸인 루이스 공주 방문을 기념해 붙은 이름으로 `작은 물고기들의 호수`라는 별칭도 있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을 하기에 좋다.

산책을 마친 후에는 호수 옆에 우아한 모습으로 서 있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1890년에 지은 호텔로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투숙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호수가 보이는 라운지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백만불짜리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루이스 호수와 더불어 미네완카 호수 역시 로키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영혼의 호수`라는 뜻을 지닌 미네완카는 밴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호수다. 늦은 봄이 되면 꽁꽁 얼어 있던 호수가 녹으면서 협곡을 오가는 크루즈 보트가 운행된다.

로키는 영화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다. 영화 마니아라면 촬영 장소를 따라다니며 일정을 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 강과 보 폭포는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마릴린 먼로는 밴프 스프링스 호텔에 머무르며 영화를 찍었다. 밴프 국립공원의 캐내내스키스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브로크백 마운틴`의 촬영 장소다. 영화 개봉 당시 배경으로 등장했던 로키의 아름다운 풍경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캐내내스키스의 초지와 산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며 꾸미지 않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 외에도 `가을의 전설`과 `용서받지 못한 자` 등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가는 길＝밴쿠버를 경유해야 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캐나다에서 인천~밴쿠버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 시간 약 11시간 소요. 밴쿠버에서 밴프까지 자동차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