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아름다운 푸른빛과 히말라야 고봉의 하얀빛을 가득 담은 호수는 티베트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자연문화다. 수억 년 전 히말라야가 생성되면서 바다 깊은 해저가 솟아오르며 만들어낸 티베트 호수는 성스러운 성지로서 티베트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젖처럼 새로운 삶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 눈이 부실 만큼 파란 생명 빛을 간직한 호수는 티베트인들에게 성지순례 대상이자 영혼의 안식처다.

현재 티베트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이나 많다. 그중에서도 티베트인들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은 마나사로와르, 남초, 암드록초, 라모라초 등 4개 호수다. 이곳들은 각기 다른 의미와 상징성을 띠고 있어 티베트인들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성호들이다. 그중에서도 `하늘 호수`라는 뜻을 가진 남초는 티베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호수다. 2005년 11월 14일 중국 국립 지리학 잡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호수 다섯 개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린 남초 호수. 티베트를 방문했다면 남초호수의 아름다움을 놓쳐서는 안 된다. 맑고도 신성한 이곳은 티베트 칭하이성 지역에 상징과 같은 존재다.

칭하이호수 다음으로 큰 염수호인 남초호수는 티베트 지역에서는 가장 큰 호수로 손꼽히며 겨울에도 얼지 않는 호수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해발 4718ｍ에 위치해 있다. 길이 70㎞, 너비 30㎞에 이르는 남초호수는 성호 마나사로와르가 카일라스를 남편으로 받들듯이 탕코라 산을 마주하고 있다. 호수는 강수와 높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눈 녹은 물로 수위를 유지한다. 호수 위에는 다섯 개 섬이 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섬은 리앙두오다. 섬까지는 이상한 모양의 돌들이 흩어져 있는 육로가 연결돼 있다. 코끼리 코 모양 돌도 있고 사람같이 생긴 돌도 있으며 나무처럼 보이는 돌도 있다.

육로 위에는 자연이 만든 걸작인 작은 동굴들도 있다. 마치 지하도로처럼 길고 좁은 동굴과 종유석이 가득한 동굴, 지붕 창이 나 있는 것 같은 동굴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자시섬으로 연결되는 육로에는 기묘한 바위들과 가파른 봉우리, 자연적으로 생긴 돌사다리 등이 있어 신비하고도 매력적인 자연의 미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드넓은 호수 빛깔은 하늘을 닮아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시다. 멀리 맑은 하늘이 호수 표면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남초호수는 티베트인들에게는 성스러운 호수로 여겨지기 때문에 수천 명의 티베트인들이 몇 주에 걸쳐 호수 둘레를 돌며 `옴마니반메훔`을 외친다. 특히 양띠 해에 남초호수를 돌면 다른 해에 비해 수천 번 이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해서 12년마다 남초호수는 전국에서 모여든 순례자들로 북적댄다. 호수와 닿은 동서남북에는 각각 성소나 사원들이 들어서 있어 위대한 승려들과 티베트인들에게 육체적ㆍ정신적으로 불심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파이어 빛의 거대한 남초 안에는 작은 섬 다섯 개가 있다. 이 섬들은 각기 불교에서 동서남북과 중앙을 의미하는 5방위를 뜻한다고 한다. 단순히 남초는 불교 순례지로서 역할뿐 아니라 티베트인들과 더불어 사는 모든 동물과 식물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곳이다. 염호임에도 물고기가 살고 주변에는 새, 야생 당나귀, 야크 등이 있어 동ㆍ식물의 천국으로 불릴 만큼 활기가 가득하다.

호숫가 바로 옆에는 오색찬란한 룽타와 탈루초가 세찬 겨울 바람에 펄럭이고, 순례를 나선 티베트인들은 쉬지 않고 코라를 돈다. 호수 주위를 도는 코라는 마나사로와르처럼 일주일가량 걸린다. 대부분 티베트인들은 엄청나게 큰 바위산을 1시간가량 도는 코라를 즐긴다. 그리 크거나 높지 않은 바위산 밑에 이동천막이 많은 것으로 보아 수백 명이 한꺼번에 순례를 하는 듯하다.

이곳을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봄ㆍ여름이 오면 야생 야크들과 산토끼, 그리고 다른 야생 동물들은 드넓은 호숫가를 유유히 거닐며 먹을 것을 찾는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철새가 이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들을 먹이고 가끔씩 예쁜 물고기들이 호수 표면으로 뛰어올라 따뜻한 햇볕을 즐기기도 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초록 풀 위에 양떼와 소떼가 흩어진 모습은 마치 하얀 담요를 펼쳐놓은 듯하고 유목민들의 감미로운 노랫소리가 골짜기를 따라 울려 퍼진다.

■ 티베트 호수여행!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중국 베이징이나 시안에서 기차를 타고 티베트 수도인 라싸로 들어가거나 시안과 청두에서 비행기를 타고 라싸에 들어갈 수도 있다. 라싸에서 현지 여행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이틀 동안 2개 호수를 둘러볼 수 있다.

△여행 팁＝일반적으로 티베트를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3월에서 10월까지다. 라싸는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티베트는 어느 날이든 일교차가 매우 심하므로 따뜻한 옷을 꼭 준비해 가야 한다. 강한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선글라스와 선크림, 그리고 차양이 있는 모자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고산병 대처법＝갑작스러운 고도 상승은 두통과 호흡 곤란, 식욕부진 등을 일으킨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고산병이다. 해발 3000m가 넘으면 사람에 따라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틀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어도 되고, 현지 호텔이나 병원에서 산소를 마시면 급속도로 좋아진다. 뭐든지 잘 먹고, 물은 평소보다 더 많이 마셔야 한다. 또한 술과 담배는 가급적 피하고, 걸음은 빨리 걷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