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조각예술의 출발점, 생각하는 사람 로댕

사람들은 프랑스와 오귀스트 르네 로댕(Fransois Auguste Rene Rodin·1840-1917·프랑스)을 ‘현대조각의 시조’, ‘가장 위대한 낭만주의 조각가’, ‘위대한 고전주의 시대의 마지막 조각가’라 부르며 그의 예술혼(藝術魂)을 기억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The Thinker·석고·186cm·1880)’은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서 영감을 얻은 조각상 중 하나로 지옥의 문 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생각하고 반성하는 모습이다.

처음 제목은 ‘시인’이었고 로댕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현대 조각의 시초가 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고민하는 인간의 본보기가 됐으며, 그가 추구한 예술성과 재능은 18세기 이래 오랫동안 건축의 장식물에 지나지 않던 조각예술에 큰 변화의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영감이 어우러진 생명력있는 작품을 만들려 애쓰면서 프랑스 인상주의 시대를 휩쓰는 큰 발자취를 남겼다. 현대 조각예술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로댕이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생각하는 사람’은1888년에 독립된 작품으로 확대해 발표했고, 1904년 살롱에 출품하고부터 유명해졌다.

이 작품은 인간의 쓸쓸하고 슬픈 마지막 순간을 내려다보는 시인 단테의 고뇌가 실제처럼 표현된 현대 조각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작품 표면의 거친 질감, 긴장된 근육 등에서 힘이 느껴진다.
알몸으로 바위에 앉아, 발은 밑에 모으고, 주먹은 입가에 대고, 그는 꿈을 꾼다. 이제 더 이상 꿈꾸는 자가 아니라 창조자가 되는 것이다. 로댕이 밝힌 '생각하는 사람'의 의미다.

처음 구상은 피렌체 성당에 세운 ‘천국의 문’(로렌초 기베르티 작)에서 따오려 했으나, 1881년 화가 알퐁스 르그로의 초청으로 런던을 방문하면서 그 계획이 바뀐다.

로댕은 영국에서 라파엘의 많은 회화와 소묘들을 보며 사랑·고통·죽음에 괴로워하며 몸부림치는 인간 모습에 매료됐다.

이 때 로댕은 그의 작품 방향을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는 것으로 바꾸었다.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그의 대표작이자 미완성작이었던 ‘지옥의 문’은 200여 명의 인물의 얽히고설킨 군상을 일궈냈다.

‘지옥의 문’은 커다란 네모 틀 안에 독립적으로 제작한 인물상과 군상들을 짜 맞추어 만든 것으로, 거대한 문틀을 만들고 문 앞면의 위쪽을 약 3분의 1정도에서 칸막이를 한다. 위쪽 중앙에 시인이 앉는다. 시인은 알몸을 앞으로 수그리고 앉아 눈을 감고 고요히 생각에 잠겨 불의 바다 앞에 앉아 있다. 이 시인의 독립된 상이 ‘생각하는 사람’이 됐다.

아래쪽, 위쪽과 문틀 위에도 많은 인간들이 고뇌에 몸부림치고 있다. 그 수는 186명이나 된다. 아래쪽은 중앙에서 세로 두 개로 칸막이된 문 모양이 되는데, 그것은 ‘열리지 않는 문’이다. 이 웅장한 문은 건물의 부속물이라기보다는 그 자체가 기념비였다.

단테의 시편을 둘러싼 구상은 끝없는 상상력을 자극해 자신의 깊은 낭만적 환상이 불바다에서 허덕이며 헤맨다. 지금까지의 모든 교양이 하나로 뭉치고, 조각 기술은 자유롭게 활기를 띠고 향상된다. 단테를 길잡이로 해 그늘진 인생에 비참한 한숨을 쉬는 사람들의 진실한 모습이 로댕의 인간상이 되어 생겨난다.

고전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지, 로댕 역시 20여 년 동안 지옥의 문을 붙들고 있다가 포기 해버리고 미완성 석고 모형으로 남겨 두었다. 그가 죽은 후 다른 조각가들이 완성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