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봄은 벚꽃과 함께 시작한다. 3월 말 규슈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5월 말 홋카이도에서 지는 일본의 벚꽃은 4월 초가 절정기다. 이때가 되면 일본열도는 벚꽃놀이 열풍에 휩싸인다. 그중 오사카는 벚꽃과 함께 일본에서 가장 풍부한 식도락 문화, 패션, 인테리어 감각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곳이다.

오사카성에서 시작하는 오사카의 봄

"오사카의 봄은 오사카공원에서 시작돼 오오카와 강변에서 끝난다"는 말이 있듯이 오사카의 봄은 오사카성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사카성의 벚꽃은 3월 하순이 되면 피기 시작해 4월 중순에 피는 오오카와 강변에 있는 조폐국의 벚꽃이 지기까지 오사카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

오사카성에는 전체 20만그루의 수목 중 4300그루 정도가 벚나무다. 오사카성에서 벚꽃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은 `니시노 마루정원`이다. 푸른 잔디와 연분홍빛 벚꽃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밤이면 조명을 받은 벚꽃 봉오리들과 천수각 건물이 환상적인 그림을 연출한다. 하지만 이곳은 바람이 성벽에 부딪쳐 되돌아오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성내 다른 곳보다 2~3일 정도 개화가 늦다. 특히 올해는 춥고 눈이 많은 겨울 끝이 온화해서 평년보다 2~3일 개화가 이르고, 꽃도 여느 해에 비해 화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폐국과 오오카와 강변 일대는 벚꽃 명소

오사카에서 벚꽃이 유명한 곳은 오사카성과 함께 조폐국, 오오카와 강변이다. 도심 동쪽에 있는 덴마의 조폐국과 인근 오오카와 강변 일대는 1990년 일본 벚꽃 명소 100곳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에도시대부터 벚꽃 관광지로 주변에 벚꽃과 관련된 지명도 많다. 벚꽃 개화기에는 개방해 조폐국 경내는 시민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4월 중순께면 오오카와 강변 약 4.2㎞를 포함한 이 일대에서 겹꽃잎종인 천엽벚나무(야에자쿠라)를 비롯해 119종 1만여 그루의 벚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는데, 보통 100만여 명의 인파가 찾아와 하나미를 즐긴다. 이 밖에 오사카의 벚꽃 명소로는 인파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으로 한적한 스미요시 공원을 들 수 있다. 덴노우지 긴테쓰백화점 앞에서 이 공원으로 가는 길 옆에는 벚나무들이 도열해 있어 차를 타고 가면서도 창문을 통해 눈높이에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오사카의 또 다른 매력, 신흥 위락시설

오사카에서 벚꽃 놀이만으로 부족하다면 벚꽃 이상으로 유명한 오사카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수세기 동안 경제ㆍ문화 발전의 중심지로 발전해오고 있는 오사카는 전통적이고 현대적인 볼거리가 다양하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베이에어리어의 `유니버설스튜디오 재팬(USJ)`, 세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 중 하나인 오사카 해유관과 쇼핑몰, 산토리뮤지엄 등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기에 충분하다. 쇼핑 또한 오사카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대규모 지하 쇼핑몰에서부터 쇼핑아케이드, 백화점, 명품 브랜드숍, 아웃렛몰, 그리고 가전제품 상가에 이르기까지 상업 도시에 걸맞게 다양한 숍로 쇼핑 스트리트가 펼쳐져 있다.

오사카에는 늘 다양한 할 일과 방문할 장소, 그리고 새로운 것들이 감동을 주고 있으며, 오사카 사람들은 따듯한 마음과 친절함으로 여행객에게 편안함을 더해준다.

세계문화유산의 중심지

일본 고성이야말로 지극히 일본적인 문화유적이다. 일본은 지방 영주들의 거성이 전국 각지에 잘 보존돼 있는 나라로 성은 영주의 거처이자 정치 권력의 중심이었으며, 백성은 성 밑에 성곽도시를 이루며 살았다. 현대 일본의 도시는 대부분 이렇게 발달한 것이다.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오사카성은 규모로만 보면 일본 제일이다. 중세 일본의 3대 장군 중 한 사람이자 일본을 통일시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일본을 통일하고 명나라 정벌을 꿈꾸던 도요토미의 상징이었다. 도요토미는 자기 권력의 절대성을 만천하에 공표하기 위해 3년이라는 세월 동안 10만여 명의 인력을 동원해 이 성을 건설했다. 축성 당시 규모는 현재의 5배였다. 도요토미가 죽고 17년이 지난 후 오사카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다. 지금 남은 성곽과 망루 등은 모두 도쿠가와 가문이 재건한 것이며, 1931년 오사카 시민이 콘크리트로 다시 복원했다. 오사카성을 방문한 사람들은 누구나 그 규모에 먼저 놀라고 현대적인 모습에 실망한다. 영주가 거주하는 성의 최중심부인 덴슈가쿠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돼 있어 옛 모습을 찾아보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글ㆍ사진 / 김효설ㆍ여행작가＞

△가는 길＝인천국제공항에서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일본항공 등이 있다. 인천에서의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이다.